[기획] 규제 풀어 특화 지역 조성…실효성·지속가능성은 고민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정부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혁신 산업 발전을 위해 시행한 규제자유특구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다양한 특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새로운 산업군을 육성할 수 있어 지역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제도 완화의 한계와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가 문제로 지적된다.

규제자유특구는 2019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광역시·특별자치시 및 도·특별자치도에서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특례등이 적용되는 구역이다. 신기술을 보유했지만, 규제에 막혀 사업화 시도를 하지 못한 기업이 규제자유특구에서 규제특례를 통해 신기술을 검증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당초 제도 도입의 또 다른 목적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는 상황 속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목표도 동시에 수립됐다. 신산업을 지방에 유치해 관련 인력들의 터전을 옮기고, 그들을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까지 확보한다. 

규제자유특구는 아홉 차례에 걸쳐 선정됐다. 9회에 걸쳐 선정된 규제자유특구는 총 40개(중복 포함)다. 각 지역 거점을 비롯한 특화산업을 선정한 바 있다. 올해 말에는 3차로 선정된 지역에 특구기간이 종료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자유특구의 본질인 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자유특구의 취지와 목적은 일거양득을 취하기 위한 선순환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다 모두 놓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해당 지역에 입주한 기업의 특성 및 성격에 맞춰 지속성을 이어가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자유특구는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해당 지역에 기업이 진출해도 특구기간이 종료될 때, 이익이 사라진다. 기업들의 지역 거점 성장을 이뤄내도,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게 된다는 뜻이다. 지역과의 매칭도 좋지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해소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인프라 조성도 난제다. 지역에 터전을 잡은 스타트업의 직원들의 생활 인프라부터 투자를 받을 조건까지 다방면에서 지방은 인프라가 부족하다. 지방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 위해 서울에 사무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결국 특구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수도권으로 이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투자뿐 아니라 관련 지역의 인프라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임직원이 적어도 기본적인 인프라는 갖춰야 한다는 뜻”이라며 “결국 지역에서도 자체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지역 창업을 유도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