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이스라엘, 폭주 계속···이란엔 "가자지구처럼 될 수도" 경고

친이란 세력 공격 계속···이란 석유·핵시설 공격 가능성도 이스라엘 국방 "가자·베이루트에서 어떤 일 났는지 봐야"

2025-10-07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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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이 미국 등 서방의 '자제 권고'를 사실상 무시하며 전선을 레바논, 이란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고, 자신들에 미사일 공습을 가한 이란을 향해서도 가자지구처럼 될 수 있다는 고수위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6일(현지시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공격 거점'이자 '은신처'로 사용한 지하터널을 급습해 조직원 수십 명을 사살하고 무기를 대량 압수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헤즈볼라 특수작전부대 라드완의 대전차 미사일 분대를 제거하고 부비트랩을 확인해 파괴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에도 국경에서 약 300m 떨어진 레바논 남부의 지하터널을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쟁 중간 이집트와 카타르 등 핵심 중재국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수차례 추진됐지만 '조기 종전'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 사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면서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이스라엘은 오랜 기간 이어진 중동 역학을 바꾸려는 듯 확전을 거듭해 나갔다. 자국 안보에 장기간 위협으로 자리했던 이란 대리세력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와해시키겠다는 의도였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 보병·전차 병력을 투입,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지상전을 시작했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들은 지난 9월 레바논과 3주간 휴전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이미 '힘에 의한 해결'을 결심한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맹폭하는 등 이란 대리 세력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200여발' 공습에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이스라엘은 재보복 공격을 선언했고, 이란 석유 시설이나 핵시설을 타격할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을 향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나 레바논 베이루트처럼 될 수 있다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란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된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해 "이란은 (이스라엘군) 능력에 흠집도 내지 못했다"며 "이스라엘을 공격해 우리 대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자지구와 베이루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이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특별히 성공적이지는 못했고 역내 주요 동맹인 헤즈볼라는 참수당해 공격 능력이 크게 제한돼 있다"며 "이란이 궁지에 몰려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