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혁신기업도 지역 편차…장기적 후속투자 필요
혁신기업·투자심사역 대부분 수도권 몰려 인프라 등 구축 위해 적극 투자 나서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한국의 혁신기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기업 유치는 물론, 투자 측면에서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7일 산업연구원(KIET)의 ‘지역혁신기업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혁신기업의 60%가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대구는 각각 10% 이하로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대전도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기업이 소수에 그치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의 혁신기업 수는 연평균 7.4%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의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은 6%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본과 인프라,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해야 혁신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방에는 이러한 환경이 수도권 대비 미흡한 상황이다. 해결을 위해 정부는 지방 혁신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있으나 이미 공고화된 수도권 중심 구조를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투자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며 “비수도권 혁신기업에 대한 저조한 투자는 혁신기업의 성장 기회를 제한함으로써 수도권 혁신기업과의 역량에서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비수도권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여건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비수도권 내에선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투자 기회도 수도권에 비해 제한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벤처투자회사 소속 투자심사역 수는 1250명에서 1754명으로 증가했으나,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서울에만 1548명의 심사역이 집중됐다. 이외 지역은 부산 20명, 대구 28명, 광주 9명 등에 그쳤다.
정 의원은 “벤처투자회사와 투자심사역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지방 벤처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유치의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의 혁신 기업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투자 지원을 받지 못해 지역 간 경제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투자자들과의 물리적 거리로 인한 네트워킹 기회 부족과 투자 접근성의 한계는 지역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지방의 스타트업들이 자본 부족으로 혁신 기회를 상실하지 않도록 지방 투자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