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에 초대 총리 최재형 건의"...野 "장영자 연상, 국정조사해야"

7일 동아일보 인터뷰서 尹 부부와 친분 과시..."사저 셀 수 없이 방문" 안철수 단일화 성사에 인수위 합류 제안도..."천공보다 내가 낫다"

2025-10-07     조석근 기자
필리핀을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초대 국무총리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 시절 대북특사 기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다. 윤 대통령 임기 시작 전부터 국정 관여를 시사한 만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 외에도 명씨의 각종 의혹 관련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명씨는 7일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밀을 과시했다. 당초 윤 대통령 부부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도 "몇 번 갔는지 세지 않았다"며 자주 방문한 사실을 드러냈다. 그는 "대여섯 번 정도 간 것으로 가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관계로 '비선'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 무속인 천공에 대해서도 "내가 더 좋으니까 (천공이 윤 대통령 부부 곁에서) 날아간 것"이라며 "천공을 보니까 하늘 사는 세상과 땅에 사는 세상을 구분 못한다. 이상한 얘기를 막 한다"고 비판했다. 명태균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취임 전 인사와 관련해 "당시 각 부처에 부정부패 문제가 너무 많아 최재형 같은 올곧은 사람이 필요했다"며 최 전 감사원장의 초대 국무총리 기용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명씨는 "내가 그 가족들(윤 대통령 부부)을 앉혀놓고 '이렇게 안 하면 (정권 교체 후) 다 잡혀간다'고 말했다"며 "그 사람이 총리가 됐으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앉힌 사람들을 색출해서 각 부처 문제점을 찾아서 정리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022년 대선 직전 감사원장 사퇴 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이준석 의원을 거론하면서도 "대북특사로 보내 김정은과 남북의 미래 지도자들이 손잡는 모습을 타임지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등 후계 구도까지 싹 다 말해줬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등 본인이 대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입장이다. 그 때문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부터 인수위 합류는 물론 윤 대통령으로부터 공직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2022년 취임식에 갔다가 1년 동안 안 갔다. 미련 없이 그냥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명씨의 주장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나타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맞물려 명씨의 각종 선거 개입은 물론 국정 관여 정황들이 드러난 만큼 야당은 민감한 모습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에서 명씨를 "전두환 정권에서 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기, 어음놀이로 문제가 된 장영자씨가 떠오른다"고 빗댔다. 장영자씨는 1982년 70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희대의 사기범이다. 당시 영부인 이순자씨와 시조카 관계라는 점을 이용 청와대와 인맥을 과시하며 대규모 금융사기를 벌였다. 박성준 원내수석은 "명씨는 국민의힘 보수정권에서 정치놀이를 해왔던 사람으로 특히 여론조사를 통해 정치개입을 해온 당사자"라며 "전당대회, 대선,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국정조사급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