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스타트업 키워 정주 청년 늘린다…지역 기반 펀드 조성
스타트업 82.29% 수도권 소재…벤처투자 80%가 수도권 집중 정부, 인구확력펀드·지역 벤처펀드 조성…스타트업 참여가 중요
2025-10-07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정부가 서울에 집중된 스타트업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지역소멸 완화를 꾀하고 있다.
7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3496개 중 67.4%는 서울에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인천에 소재한 스타트업을 포함하면 82.29%에 달하는 기업이 수도권에 자리한다. 부산·울산·경남에 179개사(5.11%), 대전·충청에 152개사(4.34%)가 자리하고는 있으나 수도권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투자에서도 수도권과 지역 간 편차가 크다.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중 54.5%에 해당하는 272건이 서울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울 소재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액 역시 전체 중 52%에 해당했다. 여기에 투자 건수와 금액에서 각각 15%와 23%를 차지한 경기 지역을 합하면 수도권 기업의 투자 건수는 69%, 투자액은 75%까지 상승한다. 그 외 지역 중에서는 대전광역시 소재 기업들이 37건(7%)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5년간 벤처캐피털(VC) 투자 현황을 살펴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심각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업 창업 및 성장을 지원하는 신규 투자 금액의 약 80%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다음으로 충청권이 10% 내외, 나머지 지역의 경우 2%대의 투자만이 이뤄졌다. 이는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내 투자 대상 기업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성장 기회도 제한적 것을 말한다. 기업의 성장이 지역 발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저조한 투자는 수도권 기업과의 역량 격차를 확대하고 지역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정부는 지역 스타트업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는 지난 6일 ‘인구활력펀드’를 조성해 인구감소지역 및 관심지역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구활력펀드는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경제적 활력이 저하된 지역에 소재한 창업기업 및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지역 내 기업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기부 모태펀드에서 95억원, 행안부 지방소멸대응기금에서 45억원을 각각 출자하고 민간투자를 추가로 유치해 연내 총 2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부산 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가 1011억원 규모로 결성되기도 했다.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는 비수도권 지역 중점 벤처펀드 중 최대 규모며, 이를 기반으로 민간 자본과 매칭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자펀드가 조성된다. 주요 출자자로는 모태펀드가 250억원, 부산광역시가 50억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50억원, KDB산업은행이 500억원, BNK금융지주가 100억원을 출자했다. 중기부는 해당 펀드를 통해 동남권 벤처투자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내 우량 전문 투자기관을 육성한다. 동시에 수도권 및 글로벌 투자 기관을 동남권 생태계로 유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부산 지역의 VC, 액셀러레이터(AC)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리그’에 400억원을 출자해 총 576억원 규모의 펀드 6개를 조성한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VC를 대상으로 하는 ‘수도권 리그’에도 500억원을 출자, 총 1670억원 규모의 펀드 5개를 조성한다. 해외 VC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리그’에는 100억원 출자, 334억원 규모의 펀드는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지난 5월 정부는 ‘지역 성장지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지역 소재 VC와 AC를 양성해 지역의 자생적인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벤처투자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VC, AC 인력 부족이 꼽혀왔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 있기 위해서는 지역 소재 스타트업들의 주도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 창업자 간 정보 교류와 커뮤니티 형성이 있어야 지역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주도적인 활동과 정부의 지원이 맞물릴 때 지속가능한 지역 벤처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