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수주 훈풍에 미래 성장 동력도 순항
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친환경 선박 수주 HD현대, 연간 수주목표 135% 초과 달성 한화오션, 국내 최초 美 함정 MRO 수주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등 신성장동력 사업도 순조로운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친환경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선사와 초대형 에탄운반선(ULEC) 2척, 오세아니아 선사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 아시아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총수주 금액은 8814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 건을 포함해 현재까지 해양설비 1기 포함해 총 165척, 185억9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의 137.7%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주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금액은 약 6783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총 24척, 54억달러를 수주해 수주 목표액 97억달러의 56%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수주 잔고는 319억달러로 3년 치를 초과하는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FLNG 중심으로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
한화오션도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5454억원 규모의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을 수주했다. LNG-FSRU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육상터미널 건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도 경제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보다 앞선 기술로 전 세계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도전도 거세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조선 굴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내년까지 친환경 선박 시장의 50%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중국의 1, 2위 조선사 합병을 통한 약 4000억위안(약 75조원) 자산 규모의 글로벌 1위 조선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러한 중국의 조선 굴기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고자 한다. 중국의 해상 패권 도전에 맞서는 미국이 국내 조선사들의 생산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국가별 조선업 생산력 기준으로 한국은 1위 중국 다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은 해양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에 필적하는 조선 역량과 노하우,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에서의 신사업으로 미 함정 MRO를 주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미 함정 MRO 수주에 성공했다.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은 창정비 수행을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했다.
HD현대는 내년 미 함정 MRO 수주가 유력하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최근 미 함정 MRO 사업에 대해 “특수선 야드 가동 상황과 수익성을 봐서 조만간 저희도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MRO 사업 입찰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