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절기 호흡기 건강을 지키자

2024-10-09     이해인 동그라미 한의원 원장
이해인

매일일보  |  가을 환절기는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우리 몸의 면역력이 쉽게 저하될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면역력을 강화하고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신체의 면역력을 ‘정기(正氣)’라고 부르며, 이 정기가 강하면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병에 잘 저항할 수 있게 된다. 환절기에는 이 정기가 약해지기 쉬운데 특히 호흡기 계통이 쉽게 영향을 받는다. 신체의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약해진 장부를 강화하여 오장육부의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정기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 시기에 폐의 기운을 보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대표적으로 '배'는 폐의 열을 내려주고 진액을 보충하여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침과 가래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어서 기침이 오래도록 낫지 않을 때 배 속을 파내고 그 속에 꿀은 넣은 뒤 푹 고아서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도라지’는 호흡기 질환에 자주 사용되는 길경이라고 불리는 한약재이기도 하다. 도라지 속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은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배와 도라지를 함께 끓여 배도라지 차를 복용하면 환절기 호흡기 증상을 예방하고 관리하는데 효과적이다. 침치료는 환절기 호흡기 건강을 지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수태음폐경의 주요 혈자리 중 하나인 '태연혈(太淵穴)'은 폐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진액을 조절하여 건조한 환절기에 기침과 천식 같은 호흡기 문제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침치료를 통해 이 경락을 자극함으로써 호흡기 질환 예방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약 복용도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환절기에는 특히 ‘경옥고(瓊玉膏)’ 복용을 권장한다. 경옥고는 인삼, 복령, 생지황, 꿀로 구성되어 부드럽게 기운을 북돋아주고 폐를 보강하여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장기적인 복용은 몸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개인의 체질에 따라 섭취량과 복용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한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복용법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복식호흡도 환절기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복식호흡은 횡격막을 아래로 내려 폐의 하부로 들어가는 산소 공급을 개선하여 신체 전반의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감소와 혈액 순환 개선에 도움이 되어 전반적인 건강에 기여한다. 편안하게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가 부풀어오르게 하고 입을 통해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배를 안으로 당기는 것을 반복한다. 가슴보다는 복부가 오르내리도록 집중하면서 하루 10분 정도 꾸준히 호흡을 연습하면 폐활량이 증가되고 호흡기 건강이 개선될 수 있다. 또한 환절기의 건조한 환경은 호흡기 점막을 약하게 만들어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습기를 활용하여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시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을 환절기에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의 재유행하는 요즘 시기에 호흡기 질환의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한의학적 자기관리법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 이 시기를 잘 이겨내고 건강한 일상을 보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