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상공인 폐업율 낮춘다” 창업 성공 돕는 AI 등장
자영업 폐업율 역대 최고 수준 기록, 지난해보다 폐업건수 16% 늘어 외식산업 경기동향 지수 구내식당 제외하고 일제히 체감경기 악화
2024-10-09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자영업 폐업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사업을 돕는 AI(인공지능)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다.
9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폐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 폐업 건수는 15만2520건으로 1년 전보다 16%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시도별 폐업율은 10%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국 폐업율이 10%를 기록한 건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음식점 운영 비용이 증가해 일어난 가격인상 러쉬는 결국 소비자 감소를 불러왔고, 이 같은 폐업율을 만들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외식산업 중 구내식당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외식업종 체감경기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 경기동향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장사가 잘될 것 같다는 예측, 낮으면 장사가 안될 것 같다는 예측이다. 한식 음식점업의 올해 3분기 전망치는 81.48로 전년 동기 대비 1.76포인트 떨어졌다. 치킨 전문점업은 84.28로 전년 동기보다 4.42포인트 하락했다.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음식점업, 중식 음식점업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커피숍은 지난해보다는 경기가 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89.97로 100을 넘기지는 못했다. 이에 다양한 디지털 기업들이 위기의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선 핀테크 기업 핀다는 무분별한 창업으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상권분석 서비스를 내놨다. 폐업율이 증가한 배경에 반짝 유행하는 디저트 프랜차이즈 열풍을 보고 무턱대고 창업에 뛰어드는 행태도 하나의 원인으로 본 것이다. AI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은 탕후루, 흑당 버블티 등 최근 몇 년 간 큰 인기를 끌었던 주요 디저트 프랜차이즈들을 분석한 결과 평균 전성기가 2년을 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까지도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 업계의 경우 올해 2·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약 654억 원) 대비 72%가량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픈업은 누적 1억3000만개 이상의 상권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지난해 11월부터 무료로 서비스를 오픈했다. 오픈업의 매출 데이터는 전국 300만여개의 사업장에서 매월 발생하는 매출 정보와 주변 거주·유동 인구 등의 빅데이터를 카드사, 통신사,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국세청 등으로부터 받아 이를 AI로 가공하고 학습시켜 정확도 높은 범위의 값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대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달 소상공인 1000명을 선정해 LG유플러스의 AI 전화 서비스를 3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많은 요식업, 이·미용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및 신규 창업 예정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AX 디지털화 지원사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원시는 지난달 팔달구 행궁동 지역 상권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카카오는 화성행궁골목형상점가와 행궁동상인회, 행궁동청년상인회 상가 중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매장을 대상으로 단골거리 사업을 추진하고 카카오 제공 서비스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단골거리 사업은 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개별 점포 홍보를 위한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하고 채널 메시지 발송을 돕는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사업장일수록 폐업을 했을 때 가정 경제에 미치는 리스크가 크고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많아 스마트기술을 활용해야 하지만 섣불리 시도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많다”며 “다양한 무료 서비스와 지원책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체험∙도입하고 디지털 전환의 효과를 누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