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성큼 다가온 AI 시대… 유통가 마케팅 혁신

현 AI 수준, 상품 추천 정도에 그쳐… 유통업계, 기술 혁신 통한 소비 트렌드 변화 기로

2024-10-09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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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통업계가 자사 사업에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시장내 AI 시장은 연평균 30% 성장해 2028년에는 79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의 AI 기술은 기업 내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다양한 기업에서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 트랜드는 ‘고객이 필요한 물건을 고르는 것’에서 ‘소비자에게 필요한 물건이 되는 것’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유통업계는 관련 AI 기술을 마케팅에 적용한 상태다. 이용 내역을 기반으로 취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온라인과의 경쟁을 위해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해당 분야만의 상품 및 경험 차별화를 모색하는 중인데, 여기에도 AI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AI 기반 무인매장과 무인매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엔 AI를 매개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새로운 유통포맷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사실상 AI가 상품의 제조 단계부터 유통, 고객응대까지 전 영역에 걸쳐진 셈이다.

아직 기업들이 활용하는 AI 기술은 기초적인 단계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도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받는 정도다. 실제 대한상의와 산업연구원이 국내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 기술 활용 여부'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기업은 30.6% 뿐이었다.

일부 기업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산업 트렌드로 주목받는 ‘생성형 AI’를 광고 및 패키지 디자인 다양화에 적용하는 추세다.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는 타운홀미팅에서 AI를 활용한 광고업을 기획 중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자사가 가진 멤버스 회원 데이터와 AI를 활용하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단 의도에서다.

업계에선 단순히 상품 추천과 광고를 넘어서, 특정 상황이나 일정에 따른 추천 등 이전에는 없었던 신개념 서비스가 소비 생활에 정착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통기업 L사 관계자는 “유통업계에 적용할 궁극적인 형태의 AI는 유비쿼터스 개념이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가 제공되는 기술과 함께 간편한 결재까지 이뤄지는, 생각만 해도 이뤄지는 소비 문화”라고 말했다.

다만 “AI기술이 발달될수록 기업이 소비자의 정보를 다량으로 수집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대기업마저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끊이지 않는데, 소비자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면 기술 발전이 멈추게 된다. 업계가 자발적으로 고객 정보를 소중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