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경기 부양…HD현대·두산 건설기계 ‘방긋’

美 기준금리 0.5%p 인하…북미 건설 시장 호재 HD현대, 통합제작센터·부품공급센터 현지 구축 두산, 멕시코 신공장 개소…中 부동산 부양책 쏟아

2024-10-09     이상래 기자
조영철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을 반기고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0.5%p를 낮췄고, 중국은 대규모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꺼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와 두산그룹의 건설기계 부문이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HD현대·두산그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0.5%p 인하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지난달 다수의 베이비스텝(0.25%p 인하) 예상을 깨고 ‘빅컷’(0.5%p 인하)을 단행했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경로를 긍정적으로 본 반면 경기침체 리스크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하 정책은 북미 건설기계 시장에 활기를 넣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 인프라 등 건설 경기는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 높은 금리는 부동산, 인프라 투자에 대한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 연준의 빅컷은 이러한 투자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는 건설장비 구매 시 사용가능한 대출 자금을 늘려준다. 건설장비 발주자는 일반적으로 캐피탈 대출 자금을 활용해 장비를 구매하곤 한다.

HD현대와 두산그룹은 북미 건설장비 시장의 성장세에 배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블루위브 컨설팅에 따르면 북미 건설장비 시장 규모는 연평균 6.0%씩 성장해 오는 2028년 약 400억달러(5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미국 통합 제작센터인 ‘HD현대 통합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를 열었다. 이 통합 제작센터는 한국에서 생산한 반(半)제품을 고객의 주문 사양에 맞춰 현지에서 조립·완성하는 곳으로, 주문 제작방식이 일반적인 사업 특성상 시장 확대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시설이다.

HD현대건설기계도 지난 6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에 부품공급센터(PDC)를 개소했다. 회사는 북미법인 및 북미 최대 딜러사 NED와 함께 미국 주요 거점에 HD현대건설기계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콤팩트 트랙로더, HD현대건설기계 미니굴착기 등 지난해 출시한 소형건설기계 신제품들이 올해부터 북미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두산그룹은 멕시코에 두산밥캣 신공장을 지어 북미 건설장비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밥캣은 4000억원(3억달러)을 투자해 6만5000㎡(2만평) 규모의 공장을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두산밥캣의 스테디 셀러인 ‘M-시리즈’ 소형 로더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호재는 북미시장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침체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10월 말까지 시중은행들의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일괄 인하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1000억원위안(19조원)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 목록을 이달 말 하달할 계획이다.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로컬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만큼 국내 기업들에 북미 시장만큼 영향은 크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