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세월호 선주일가·항만비리 2개 수사팀 꾸려

중수부장 출신 최재경 앞세워 고강도 수사 예고

2014-04-24     한부춘 기자
[매일일보 한부춘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사정당국의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선사·선주 관련의혹과 항만비리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지검이 검찰 내 최고의 '특수통'인 최재경 인천지검장을 필두로 수사 초기 속도를 높이고 있다.인천지검(검사장 최재경)은 김진태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각각 송인택 1차장. 김회종 2차장을 중심으로 두 개의 수사팀을 꾸려 항만업계 관련비리, 세월호 선사. 선주 비리 등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김 총장은 20일 "이같은 대형참사는 결국 선박회사와 선주의 회사 경영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인천지검에 선사와 선주의 경영상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전반을 들여다보도록 지시했다.이에 대해 인천지검은 김회종 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들어갔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정순신 특수부장이 주임검사를 맡고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 4명과 수사관 12명, 대검에서 파견된 회계분석 전문수사관 3명 등을 포함해 총 21명이 포함됐다.수사팀은 김 총장의 지시 이틀 만인 22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등을 포함한 관련자 30여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이튿날인 23일 유 전회장의 자택과 관계사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수사팀은 사고 관계회사와 경영진, 선주 등의 회사 경영적 부분 .재산관리 운용 부분 .직원관리 측면 등 사고의 간접원인이 된 부분으로 수사 영역을 나눠 세월호 선주 일가의 총체적 비리를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수사 초기지만 유 전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국외재산도피, 탈세, 관계기관 로비 등 다양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검찰은 피해자 유족들의 보상 문제에 대비해 유 전회장 일가의 재산을 확인하고 관련된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처벌할 방침이다.검찰 관계자는 "유 전회장 일가가 법률에 상당히 해박해 법망을 빠져나갈 길을 찾아놓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우리 수사에 문제될 부분은 없다. 돈 문제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선주 일가를 겨냥한 수사뿐만 아니라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이 된 고질적인 항만업계의 병폐에 대해서도 칼을 빼들었다.인천지검은 22일 김 총장의 해운업계 비리조사 지시가 있은지 하루 만에 해양 관련수사 경험이 풍부한 송 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팀을 꾸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출신인 박찬호 형사4부장이 주임검사를 맡았다.해양전문검사 1명 등 검사 4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팀을 꾸리자마자 해운조합 서울 본사와 인천지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수사팀과 별도로 유관기관과 합동점검반을 꾸려 점검활동에도 나섰다.검찰은 "항만업계의 고질적인 비리들을 파헤치기 위한 수사"라며 "세월호 침몰 사고와는 별개로 항만업계의 병폐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사고 책임자를 빨리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검찰의 수사는 더욱 강력하고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번 수사가 검찰 내 최고 특수통 검사로 꼽히는 최재경 지검장 지휘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최 지검장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BBK 의혹' 수사,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 굵직한 수사경험이 풍부하다.

김진태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수사'를 강조해 왔지만 이번 수사는 의혹을 모두 조사해 혐의를 찾아내서 처벌하는 '저인망식 수사'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