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로운 러닝 문화, 나의 만족보다 스포츠 정신을 기억하며 달리자

2025-10-10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원식

매일일보  |  바야흐로 자기관리의 시대다. 이제 클릭 하나로 유명 연예인이나 유튜버들이 달리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러닝 크루’라는 달리기 모임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의 모습도 가깝게 다가왔다. 개인의 건강 관리를 넘어 기부나 인식 개선 등의 좋은 취지의 행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달리기 좋은 계절인 가을, 짧아진 가을 덕(?)에 매주 마라톤 대회 소식이 들린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달리기는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MZ’로 일컬어지는 20~30대 젊은 층들이 대거 달리기에 참여하며 ‘신 달리기 문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직장인들은 퇴근 후 저녁에 일정한 시간에 만나 적게는 5인, 많게는 20명 이상이 함께 달린다. 달리기를 통해 건강 관리는 물론 사람들과 함께 뛰며 친목 도모까지 할 수 있으니 건전한 문화의 확산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단체들이 많아지다 보니,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무리 지어 달리는 러닝 크루의 특성상 좁은 도로를 점령하거나 큰 소리를 내는 등의 행동으로 시민들에게 민폐를 주고 있다.  결국 지자체가 나서 달리기 인원을 5인 미만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마련하는 우스운 상황에 이르렀다. 달리기 문화를 새로이 정립하고,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이 중요한 시기에 조금만 더 아름답게 향유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의 즐거움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러닝 크루를 포함해 달리는 모든 사람이 개인의 만족에 앞서 ‘스포츠 정신’을 기본적으로 생각하면서 만끽하기를 바라며,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달리기 문화가 주춤되기보다는 더욱 건강한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