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호황 경계령’ 식품업계…미래 시장 찾기 골몰
글로벌 히트에 매출 급등했지만 내수 위기감은 여전 건강기능식품 시장 드라이브 등 신사업 개발 매진
2025-10-10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식품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대상, 동원F&B 등 주요 식품사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했다. 대체로 해외에서 K-푸드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매출을 견인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푸드 수출액은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농식품(K-Food) 수출 누적액(잠정)은 지난해 동기보다 8.3% 증가한 73억750만달러(9조6327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9월 말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3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이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3분기까지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29.6% 증가한 9억380만달러(약 1조1913억원)로 작년 한 해 수출액(9억5240만달러)에 근접했다. 과자류 수출액은 15.5% 늘어난 5억670만달러(약 7391억원)에 이르고, 음료 수출액은 13.6% 증가한 5억570만달러(약 6666억원)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K-푸드 성장이 가파르고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과 중국의 대형 유통매장 입점이 이어지면서 수출 성장세가 꾸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성장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중국 시장 성장세가 한한령 이전에 비해 답보하고 있고, K-콘텐트의 힘으로 성장한 시장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성장에 비해 내수 시장은 침체되어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이에 주요 식품업체들은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겨냥해 건강기능식품과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면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농심은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4년 만에 관련 누적 매출액이 1000억원(5월말 기준)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식약처로부터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락토페린 핏 다이어트를 출시했다. 농심의 신사업 먹거리 사업 발굴은 오너 3세 신상열 미래사업실 상무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스마트팜 수출, 펫푸드 사업 등을 진행중이며 배양육, 스마트팜 등 푸드 벨류체인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육성도 계획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기존 식물성 음료 브랜드 잭앤펄스를 음료, 헬시푸드, 건강기능식품, 식단을 아우르는 푸드케어 브랜드로 리뉴얼을 추진한다. 잭앤펄스 내 헬시푸드 부문에 기능성 치즈 상품 등을 구상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과 식단 카테고리도 신설해 상품을 준비 중이다. 잭앤펄스 브랜드 내 건강관리 어플도 개발하고 있다. 잭앤펄스 외에도 간편식 브랜드 쿠티크를 새롭게 재단장해 불닭볶음면에 치우친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주사 연구소인 삼양스퀘어랩에 노화방지와 디지털헬스 관련 조직을 신설했으며 대규모 연구 인력을 충원 중이다. 신사업 추진은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직접 관장한다. 빙그레는 최근 건기식 브랜드인 프롬뉴트리를 신규로 출원하고 건기식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프롬뉴트리는 스낵식품, 기능성음료 등으로 분류됐다. 앞서 식이섬유음료, 홍삼음료, 숙취해소용 기능성음료, 비타민이 함유된 음료, 과일음료 및 과일주스 등으로 분류된 GLC케어 상표도 내놓으면서 건기식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구체적인 제품의 콘셉트와 출시 계획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빙그레는 현재 단백질 전문 브랜드 더단백이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내놓으면 더단백을 이어가면서 경쟁력은 확보하고, 건기식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와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제품은 미용과 건강 양측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식품사들이 건기식 개발에 매진하면서 내수 시장 확대는 물론이고, 기존 식품 수출망을 바탕으로 다음 수출효자상품을 K-건기식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