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버는데… 채용門 닫는 은행
올해 4대 시중은행 채용 규모 축소 디지털 전환, 희망퇴직자 감소 영향
2024-10-10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하반기 들어 주요은행의 공개채용이 시작됐지만 올해 들어 은행 채용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채용 인원은 총 1735명으로 지난해 2510명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부터 총 200명 규모의 하반기 신규 및 경력 채용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총 100명의 직원을 채용해 하반기 200명을 합쳐 올해 총 300명을 채용한다. 이는 지난해 420명 채용 규모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100명, 하반기 130명 등 총 23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500명)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150명, 하반기 200명으로 올해 총 3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각각 250명, 210명을 채용해 총 460명을 뽑았던 것과 비교하면 1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우리은행도 상반기 180명, 하반기 210명으로 올해 39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보다 110명 줄어든 규모다. 반면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530명 신규 채용에 이어 하반기에는 50명을 늘린 58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630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올해 채용 규모를 약 76% 늘린 것이다. 이처럼 은행 채용문이 좁아진 이유로는 지속적인 영업점 축소와 디지털 전환 등에 따른 인력 수요 감소가 지목된다. 실제 은행 점포 수는 디지털 전환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8월 기준 점포 수는 2790개다. 2020년 기준 4대 은행의 점포 수는 3303개로 5년 사이 513개 점포가 줄어들었다. 반면 농협은행은 전체 점포 수는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분기 1100개에서 1102개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금융당국이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며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금융권 비대면 전환이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올해 최장 39개월치까지 지급했던 희망퇴직금을 28~31개월로 대폭 삭감해 희망퇴직을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퇴직자는 1493명으로, 연말까지 3개월 남은 것을 감안해도 지난해(2368명)보다 대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