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횡령” 은행 내부통제 수위 높인다

금감원, 2분기 내부통제 현황 제출받아 은행 사고 반복에. 이전보다 점검항목 강화

2025-10-10     이광표 기자
금융감독원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을 향한 내부통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까지 올 2·4분기 내부통제 현황을 제출받은 가운데 은행권 금융사고가 잇따르는만큼 추가 경고 메시지와 이전보다 강화한 점검항목 도입을 검토 중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주요 은행으로부터 올 2분기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현황을 제출받았다. 지난 4일까지였던 마감 기한에 맞춰 대다수 은행이 자료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 제출 항목은 준법감시부서 최소 인력 기준, 동일부서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체계, 명령휴가·직무분리·내부고발 제도, 자금인출 시스템 단계별 검증 강화, 핵심성과평가 지표(KPI) 등 10여 개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분기별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현황을 제출받고 있다. 앞서 발표된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내부통제 인프라 혁신, 주요 사고예방조치 세부 운영기준 마련, 사고 취약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 내부통제 일상화 및 체감도 제고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일부 혁신방안은 애초보다 은행이 이행해야 하는 시기가 앞당겨져 금감원의 점검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금융사고에 대응해 혁신방안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당장 은행이 준수해야 하는 사안이 많아져서다. 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장기근무직원을 전체 직원의 5% 이하로 관리하도록 하고 올 상반기까지 비밀번호를 대체할 생체기반 인증방식 도입 등을 통해 시스템 접근통제를 고도화하도록 기한을 앞당겼다. 대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안·날인·지급시스템 간 연계체계 구축과 중요사항 검증 조치도 착수 시기를 6개월 단축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지정계좌 송금제 도입, 차주 앞 거래내역 통지절차 마련 등의 PF대출 자금집행 체계를 강화하는 것 또한 개선안에 추가한 내용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은행 고발대상과 필수 고발사항을 은행 내규에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KPI가 특정상품 판매실적에 연계돼지 않도록 준법감시부 등이 정기 점검토록 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타임라인에 맞춰 은행이 내부통제 혁신방안과 개선안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끊이지 않는 사고에 은행권에 추가 메시지를 낼지도 검토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잘 이행하는지는 여러 방식으로 점검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 혁신방안을 잘 이행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발표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규모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15개 국내은행 임직원 횡령액은 1536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