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기차 캐즘 속 배터리 실적 먹구름 짙어진다
LG엔솔·삼성SDI·SK온, 3분기 실적 부진 지속될 듯 전기차 캐즘 지속…美 대선 불확실성도 경영 부담 K-배터리, 非중국 점유율 하락…中 굴기도 위협
2024-10-10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중국 배터리 굴기까지 겹쳐 경영 불확실성은 고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 3분기에도 실적 어려움에 직면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8.7% 감소한 44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영업손실 177억원이다. 전기차 캐즘 속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분기에 AMCP 제외한 영업손실 252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회사는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 노력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와 SK온도 3분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삼성SDI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소형전지 부문에서 고객사 생산량 감소로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편광필름 사업부 매각에 따른 중단영업손실도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SDI는 전자재료사업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편광필름 사업을 1조1210억원에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양도 결정을 내렸다. SK온도 3분기 가시적 실적 회복은 여의치 않다. SK온은 최근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유상증자로 1조원 자금도 마련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마주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 시 국내 배터리 산업 불확실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IRA 생산세액공제와 구매보조금 제도의 수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보고서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당선 시 배터리 산업의 시장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도 위협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판매된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p 하락한 46.4%를 기록했다. 전 세계 시장이 11% 성장한 가운데 배터리 3사 모두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다. 반면 CATL을 제외한 10위권 안의 중국 기업들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