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남중국해 항행 자유"
尹 아세안 정상회의서 공동성명 채택...'8·15 독트린' 지지 확보
2025-10-10 조석근 기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우리나라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10일(현지시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측은 이를 반영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대통령실은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후 35년 만에 가장 높은 파트너십 관계를 수립한 것이란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10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아세안 중시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세안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우선 정치·안보 분야에서 오는 11월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 회의를 개최하고, 아세안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 한-아세안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출범 ▲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착수 ▲ 스마트 시티 협력 등을 추진한다. 사회·문화 분야에선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 명에 대한 연수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 이공계 첨단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발족한다. 공동성명에는 역내 평화와 안보 증진 방안도 담았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보편적으로 인정된 국제법 원칙에 따른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국제법에 대한 존중을 증진한다'라고도 규정했다. 이는 역내 주요 해상 교통로인 남중국해에서 활발한 군사 활동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한 취지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에 공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평화적인 대화 재개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민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아세안은 1989년 대화 관계 수립 이후 1991년에는 '전면 대화 관계', 2004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며 협력 수준을 강화해 왔다. 같은 기간 교역액은 82억 달러에서 1872억 달러로 23배, 투자는 9200만 달러에서 74억 달러로 80배, 인적교류는 28만명에서 1018만명으로 37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