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한국 노벨상 수상은 김대중 前대통령 2000년 평화상 이후 두 번째
2024-10-1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전했다. 한림원은 또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앞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대표작으로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이 있다. 한강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으며, 이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편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