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 단체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현대사 아픔에 세계가 공감"
2024-10-11 조석근 기자
한국 현대사 비극인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의 소설가 한강(53)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4·3 사건 관련 단체들이 10일 일제히 "4·3 사건의 아픔을 세계가 공감했다"라며 환영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4·3에 대해 국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이 제주4·3을 전국화·세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김종민 이사장은 "현재 제주4·3 기록유산'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데, 노벨상 수상이 기록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창후 제주4·3연구소장도 "역사적 접근에서는 다른 생각이 있지만 문학적으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풀어낸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번 수상으로 제주4·3의 아픔을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환호했다.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은 "제주4·3 유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제주4·3 역사가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역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 4·3 사건을 알린 기념비적인 소설 '순이삼촌', '지상에 숟가락 하나' 작가 현기영은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을 최초로 받은 것은 너무 뜻깊고 영광스러운 일이다"라고 감격을 드러냈다.
현기영 작가는 "첫 노벨 문학상에 더해서 70여년 전에 있었던 제주4·3을 소재로 쓴 소설이어서, 4·3을 탐구해온 저로서는 반갑고 충격적일 정도로 기쁘다"라며 "지금까지 제주4·3은 70여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세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강의 이번 작품을 통해 세계적으로 제주4·3이 알려지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SNS를 통해 "역사적 트라우마,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문학으로 펼쳐냈다는 평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덕분에 제주도민은 4·3의 상처를 치유 받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품고 세계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다시 한번 제주도민과 함께 한강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린다"고 환영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발포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고를 계기로 제주도민들의 저항과 이승만 정부의 철저한 탄압, 1948년 4월 3일 제주도민과 좌익 세력의 무장 봉기에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의 해제 시까지 민간인에 대한 정부의 최소 수만명에 이르는 집단 학살을 포괄하는 한국사 최대의 비극적 사건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