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폭피해자단체 '니혼 히단쿄' 노벨 평화상 수상 

노벨위원회 "올해 평화상은 핵사용 금기에 초점" 

2024-10-12     조석근 기자
외르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이자 핵무기 근절 운동을 펼쳐 온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 히단쿄)이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의 풀뿌리 운동 단체인 니혼 히단쿄를 202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니혼 히단쿄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증언을 통해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한 공로가 있다"면서 "니혼 히단쿄와 다른 히바쿠샤(원폭 피폭자)의 대표자들의 특별한 노력은 '핵 금기'(the nuclear taboo)의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역사적 증인들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 캠페인을 만들고, 핵무기 확산과 사용에 대해 긴급히 경고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형성하고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니혼 히단쿄는 1956년 일본 내 피폭자 협회와 태평양 지역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는 "전 세계에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니혼 히단쿄의 수상과 관련 내년이 미국의 일본 원폭 투하 80주년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우크라이나, 중동 전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타격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외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노벨 평화상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은 핵 금기를 지켜야 할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 우리 모두, 특히 핵 강대국들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반핵 단체의 수상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망령이 여전히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핵전쟁 공포에서 다음 세대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내 노벨 평화상 수상은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이후 50년 만이다. 인류의 평화에 기여한 인물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노벨 평화상은 1901년부터 시작됐다. 올해 니혼 히단쿄는 105번째 수상자다.  올해 노벨상 선정은 14일 경제학상만을 앞두고 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물리학상 수상자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다.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 존 점퍼 연구원이 받는다. 문학상은 우리나라 한강 작가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