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내수 위축 속 연말 임원인사…키워드는 ‘신상필벌’
실적 부진 비상… 예년보다 이른 임원인사 관측 우세 롯데 ‘개혁’… 신세계‧현대 대규모 물갈이는 없을 전망
2024-10-13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그룹사들의 임원 인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유통업계가 희망퇴직 단행‧사옥 이전 등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임원인사는 연말에 이뤄지지만, 시장 변화에 맞춰 경영 전략을 기민하게 수립할 필요성이 높아 예년보다 빠르게 임원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인사 키워드도 ‘신상필벌(信賞必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성장에 기여한 분야는 승진 및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부진한 분야에 에서는 인적 쇄신이 예상된다. 업계는 지난해 9월 대표이사의 약 40%를 교체한 이른바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 그룹이 가장 빠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계열사 대표 교체 등 체질 개선을 한차례 단행한 바 있어 2025년 정기 임원인사는 일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 전략회의에서 “정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해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신상필벌 인사에 대해 언급했다. 올해 인사는 쇄신보단 안정에 방점을 둘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 데다, 정 회장의 주문으로 실적에 따른 수시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그룹 내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한채양 대표가, 신세계백화점은 박주형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 대표와 박 대표 모두 지난해 9월 인사에서 새로 선임됐다.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은 최훈학 대표와 정형권 대표가 각각 이끌고 있으며, 이들은 지난 6월 수시인사를 통해 대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임기와 관계없이 실적에 따라 언제든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기 때문에,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대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세계디에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698억원에서 72.6% 급감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여행문화로 인해 면세산업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는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빠른 지난 8월에 임원들의 자기 평가와 공적서 제출 등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사가 이달 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는 2018년 이후 6년여 만에 비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롯데온은 비용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에 이어 사옥을 이전했으며, 코리아세븐 역시 본사를 강동구 천호동으로 옮겼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인사 규모는 물론 시기도 알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예년과 비슷하게 내달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인사 쇄신을 통해 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에 따라 조직 재편과 역할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설립하고 장호진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주요 계열사인 백화점·홈쇼핑 대표도 정지영·한광영 대표로 교체됐다. 계열사 대표들 임기는 통상적으로 4년가량이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내수 상황이 위축돼 유통업계는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 C커머스의 성장 등으로 시장이 급변화한 만큼 인적 쇄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