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기술특례상장 위한 특허 전략

2024-10-13     정혜윤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정혜윤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면 한 번쯤은 기술특례상장을 고려하게 된다. 기술특례상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나 재무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제도에 대한 설명만 보면 매출이나 이익을 내지 못해도 기술력만 있다면 쉽게 상장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많은 기술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의 높은 허들을 넘지 못하고 상장에 실패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 외에도 많은 부분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술력을 증빙할 수 있는 특허, 인증, 성능 평가, 고객사, 매출액, 기술 개발 인력, 경영진, 연구개발 인프라 등이 전반적으로 평가된다.

기술력을 증빙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특허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기술특례상장평가에서 특허가 직접적으로 평가되는 항목은 기술의 자립도, 기술의 차별성, 기술의 모방난이도 3가지이다. 이 3가지 항목들에 대한 평가 가중치가 다른 항목들에 비해 매우 높다. 사실상 기술의 차별성과 기술의 모방난이도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기술평가를 통과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기술특례상장평가에서는 특허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와 정성적인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정량적인 평가에서는 특허권의 개수가 평가된다. 정량적인 평가에서 우수를 받기 위한 허들은 상당히 낮은 편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문제는 특허권에 대한 정성적인 평가이다.

우선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00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특허가 핵심기술이나 주력 제품에 대응되지 않는다면 정성평가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상장평가에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특허권에 대해, 어떤 핵심기술과 주력 제품에 적용되는 특허인지 분류하도록 하고 있다. 핵심기술이나 주력 제품에 해당하지 않는 특허는 '기타'로 분류되며 정성평가에서 배제된다.

그리고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에서의 특허권 확보는 필수적이다. 사업을 한국에서만 하고 해외 진출 계획이 없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한국 특허권만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유럽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거나 향후 진출 계획이 있다면 해당 국가에서도 특허권을 확보해야만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선행특허들에 대한 검토 여부가 중요한 사항으로서 평가된다. 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타사의 공개 특허들을 검토하였는지, 그리고 선행 등록 특허들을 회피하도록 기술 개발을 수행하였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사항은 FTO(Freedom-To-Operate) 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갈음할 수 있다.

이 같은 특허 항목들은 기술특례상장평가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상장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과 함께 꾸준한 특허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 상장을 위한 목적으로 상장 직전에 출원한 수십 건의 특허들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업의 성장 초기 단계부터 철저한 특허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