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계, 불황에도 신사업 확장 본격화

산업 불황‧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신사업 확장 위해 주요그룹 수장들 분주 시장 급변 속 성장사업 주력화에 총력전

2024-10-13     김명현 기자
한·체코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주요 그룹들이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 불황과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미래 신사업 확장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산업계 잇따른 사업 재편도 신규 분야 진출에 속도감을 더하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주요 그룹 수장들 역시 미래 성장동력에 힘을 싣고 신사업 기회를 늘리기 위해 글로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장덕현 사장 등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강한 성장'을 새 지향점으로 꺼내면서 △메드테크(의료기기와 기술 결합)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영역을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산업재편을 추진 중인 SK그룹은 인공지능(AI) 관련 신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AI 관련 핵심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AI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자신감을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취임 4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수소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엔 구글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자율주행 파운드리(위탁생산)' 신사업에 청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LG그룹도 신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부문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진단이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성장사업을 주력 사업화하는 동시에 미래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신사업 위주로 사업 재편에 강드라이브를 건 코오롱그룹에도 재계 이목이 쏠린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은 우주항공, 수소, 모빌리티 부문을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