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시대 리딩 나선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중심 시장 확대 드라이브 ‘자율주행 선도’ 웨이모와 전략적 협업…상용화 잰걸음 경쟁 격화 전망 속 ‘아이오닉5 로보택시’ 활약 기대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추구하면서 자율주행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신사업으로 낙점한 자율주행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확장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생태계 변화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과 인공지능(AI) 모델 학습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다.
일찌감치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 강화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0년 미국 앱티브와 함께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설립한 게 대표적 행보다. 자율주행 사업 확장에 핵심인 데이터 수집이 국내에선 각종 규제로 애로가 많다는 점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모셔널은 지난해 말 미국서 우버, 리프트와 함께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한 바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의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첫 전기차다.
지난 5월 현대차를 포함한 기아, 현대모비스가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계열사 3사는 올 상반기 모셔널에 총 1조2682억원을 출자, 합산 지분율이 종전 49.81%에서 85%로 급증했다.
현대차의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레벨4 자율주행 차량으로, 대부분 도로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이 주행을 제어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차는 플랫폼화된 자율주행차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 파운드리 사업의 첫 성과가 나오면서 사업 확대에 가속이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4일 미국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율주행업계 선도기업인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한 뒤,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한다는 게 골자다.
양사는 내년 도로 주행 테스트를 통해 수년 내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5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기존 아이오닉5와 달리 하드웨어 이중화, 전동식 도어 등 자율주행 전용 사양이 적용된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은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 판매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SAE 기준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같은 사업의 첫 시작에 있어 업계 리더인 웨이모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테슬라가 로보택시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시장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 테슬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6~2027년엔 사이버캡을 대량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사이버캡 양산 이전에도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자사 모델3, 모델Y를 통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바이두도 자율주행 시장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두는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 중동 등지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고'를 출시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협의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233억달러(약 31조원)에서 2030년 1332억달러(약 17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