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독대 앞두고 '김건희 리스크' 전방위 압박···회담 주도권 확보 '고삐'

김건희 공개활동 자제부터 檢 기소, 인적쇄신 요구 성과 부족 한동훈, '빈손 독대' 시 리더십 타격 우려

2024-10-13     이태훈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을 펴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 관련 현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대통령실과 검찰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르면 내주 독대해 시급한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달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바 있으며,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대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김 여사 리스크'를 어떻게 다룰지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와 지지부진한 제2부속실 설치 등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태도로 일관 중인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독대를 계기로 입장을 급선회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하는 김 여사 겨냥 특검을 모두 거부했고, 지난 2월 KBS와의 특별 대담에서 나온 김 여사 명품백 수수 관련 질문에도 "몰래카메라까지 들고 왔고 1년이 지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김 여사를 두둔했다. 당대표에 취임한 지 100일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한 대표로선 이번 윤 대통령과의 독대까지 '빈손'으로 끝내기엔 부담이 크다. 특히 국민적 부정여론이 큰 김 여사 문제에서도 용산과의 차별점을 드러내지 못하며 '김건희 리스크'에 따른 당 지지율 정체·하락에 대응하지 못했다. 한 대표가 최근 김 여사 관련 문제에 적극 입장을 내놓은 것은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 앞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여론을 재차 환기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에게 비선이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통상 대통령실 인사 문제에 여당 지도부가 의견을 표명할 때는 물밑에서 건의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정치권의 기존 관례였다는 점에서 한 대표가 이날 공개적으로 용산 쇄신론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도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김 여사에 대한 기소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는 친한동훈계의 주장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