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인적 쇄신' 요구 불편한 親尹...권성동 "얄팍한 정치론 실패"
도이치모터스 의혹 두고도 "법무부 장관 때 뭐했나" 비판 韓 "독대 일정 전달 받아...민생·민심 다양한 의제 논의"
2024-10-14 조석근 기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회동'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인적 쇄신'을 주문한 데 대해 친윤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야당이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집중 겨냥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가 직접 나서 당정 화합을 흔든다는 불만이다.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실 내 '김건희 라인'이 존재해선 안 된다며 거듭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친윤 인사인 권성동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 없이 실패해왔다"며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동훈 대표의 최근 '인적 쇄신' 발언을 겨냥한 것인데 권성동 의원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총선백서조차 못 내놓고 있으면서 이처럼 평론 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들의 역할이냐"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한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두고 김건희 여사의 기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한 발언을 두고도 "법무부 장관을 1년 7개월 재직하면서 진작 결론을 냈어야 했다"며 "법무부 장관과 당 대표라는 지위에 따라 말이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한 대표의 인적 쇄신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반응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당초 한 대표가 지난달 24일 전후로 본인의 독대 요청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것을 두고 여러 차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 유세 중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내 김 여사와 가까운 비서관, 행정관 등 측근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진 않았지만 내심 당정 갈등을 악화시키는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16 재보선 이후까지 입장을 자제하며 재보선 결과를 둘러싼 책임 공방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14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기정사실화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정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김 여사가)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르면 내주 초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 대해서도 "일정을 전달 받았다"며 "정해진 의제는 없기 때문에 민생, 민심에 관란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의 이날 발언을 두고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분인데 탄핵 공포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고 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