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국감 소환…호황 속 중대재해 그림자

조선업계, 추락·화재·깔림 등 중대재해로 올해 17명 사망해 초과 가동·인력 부족·고질적 원·하청 구조 등 지적 이어져

2024-10-14     최은서 기자
한화오션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경영진이 국정감사에 소환된다. 올해 수주 호황을 맞이했지만 조선소 현장에서는 중대재해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서다. 수주량 급증으로 인한 업무 과중이 조선소 내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가 꾸준히 안전관리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장의 안전 문제가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15일 환노위에서 열리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감에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국내 조선소 현장에서 현재까지 13건의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17명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국내 조선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책임 추궁을 벼르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선박 추락이나 배관 용접작업 중 화재, 블록 운반 작업 중 블록에 깔리는 사고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 3사 중에서도 한화오션이 가장 긴장하고 있다. 올해에만 조선소 내에서 5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숨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선박 방향타 제작 공장에서 그라인더(연마) 작업 중 폭발사고로 20대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같은 달 선박에 붙은 따개비 제거 작업에 들어간 30대 협력업체 소속 잠수부가 익사했다. 지난 8월에는 온열질환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하청 노동자 60대가 숨진데 이어 9월에는 야간 작업 중이던 40대 노동자가 선박 상부 32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잇따랐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원유생산설비 철제 구조물 이동 작업 중 60대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0대 노동자 1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삼성중공업에서도 지난 1월 선박 내부 계단 추락으로 60대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중대재해 예방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6년까지 안전 관련 예산에 1조97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HD현대는 국내 최초로 조선소 중대재해 피해 유가족을 위한 장학재단인 'HD현대희망재단'을 설립했다.  조선소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조선업 호황으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작업량과 인력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원·하청 이중 구조도 고절적 문제로 지속 제기돼 오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사업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 93.9%, 한화오션 100.7%, 삼성중공업 112%에 이른다. 지난해 말 각각 81.3%, 97.1%, 97%을 기록한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해부터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7년부터는 13만명에 달하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하청 이중 구조도 중대재해 위험을 키우는 문제로 지목된다. 과거 조선업 침체 이후 원·하청 구조가 고착화되고 물량팀(재하도급)이 늘어났다. 중대재해 사망자 중 하청업체 근로자가 대부분이다. 노동계에서는 다단계 하청구조는 책임 떠넘기기를 위한 구조라고 주장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숙련 기능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선업 수주 물량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 유입 증가로 중대재해의 지속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과거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에서 조선업 중대재해의 대책으로 조선업의 하도급, 재하도급 금지의 법제화를 권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