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한동훈 내주 초 만난다...'인적 쇄신' 요구 받을까 '관건'
대통령실 '독대' 대신 '만남' 표현...10·16 결과로 성격 엇갈려 한동훈 '한남동 라인' 경질 요구에 친윤 '불편한 기색'도
2024-10-14 조석근 기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르면 내주 초 만날 전망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독대' 회동 대신 '면담'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한 대표측과 '독대 요청'을 둘러싼 신경전이 여전한 셈이다.
한동훈 대표는 최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친윤계의 불편한 심경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0·16 재보선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10·16 재보선 후 일정 조율을 거쳐 내주 초 빠른 시일 내에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측근을 겨냥한 인적 쇄신, 사실상 경질을 요구하면서 독대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대해서 일단 대통령실이 일축하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 형식, 일정, 의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도 14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독대 일정을 전달 받았다"며 사실상 만남 성사를 알렸다. 단 대통령실이 한 대표측이 요청한 '독대' 대신 '면담'이란 표현이 사용된 점에서 애초 배석자 없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는 대신, 정진석 비서실장 등 배석자가 있는 만남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선 지원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소위 김 여사와 가까운 대통령실 내 '한남동 라인', '7인방' 등 비서관·행정관들을 우회적으로 지칭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내 김 여사 측근 그룹의 존재는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의 뉴스버스 녹취록에서도 '십상시'란 표현으로 등장한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용산에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다"며 김 여사와의 관계를 앞세워 국정을 쥐락펴락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십상시'는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가까운 청와대 실세그룹을 일컫는 말이다. 잎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외활동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달 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며 사실상 검찰의 김 여사 기소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한 대표의 입장에 이어 인적 쇄신 요구까지 나오자 대통령실은 물론 친윤계 인사들이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는 분위기다. 대표적 친윤계 인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대표측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 성격은 10·16 재보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 인천 강화군, 부산 금정구 등 여권 텃밭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상실할 경우 만만찮은 당내 비판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대한 쇄신 요구에 힘이 실리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두 곳 모두 수성할 경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포함한 김건희 여사 관련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중요한 이슈에 대해 여당 대표가 요청해서 대통령이 수용, 변화와 쇄신의 계기로 삼는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