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차기주자 명운 걸린 재보선에 대통령실·친윤계가 '발목'

명태균·김대남 녹취록 파문에도 용산 '인적 쇄신' 정면 거부 부산 금정구 단일 후보 앞세운 野 공세에 韓 '초긴장'

2024-10-15     조석근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여야 지도부의 전면전으로 치러진 10·16 재보선이 마무리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재보선 국면에서 가장 시선이 집중되는 인사는 단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다.

윤석열 대통령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당내 친윤계의 견제도 만만찮은 가운데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도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로선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명운이 엇갈릴 수 있어 이번 선거 결과에 더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한동훈 대표는 재보선을 하루 앞두고 부산 금정구를 또 다시 방문했다. 한 대표의 금정구 방문은 6번째다. 지난달 11일 처음 부산대병원과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은 이후 이달 들어서만 4번째 방문이다. 그만큼 금정구청장 선거가 이번 선거에서 갖는 의미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여권의 텃밭인 부울경 PK 지역에서도 부산 금정은 보수세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평화에 대한 전국적인 지지세로 민주당이 석권한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양보한 적이 없는 곳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단일 후보를 앞세우면서 선거 구도가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명태균·김대남 녹취록'으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의 불안은 더 커졌다. 정작 대통령실과 여당 내 주류인 친윤계가 선거 막판 발목을 붙잡는 형국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실 내 소위 '김건희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 요구를 두고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을 하느냐"고 오히려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며 "최종 인사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 "김대남 전 행정관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의 녹취록에서 "용산에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다. 여사가 자기보다 어린 애들 갖고 쥐락펴락하며 시켜먹는다"고 언급한 부분이 알려지면서 소위 '한남동 라인'의 존재로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이 '사실무근'으로 일축한 한편 한 대표의 쇄신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명태균씨의 '입'도 끊임없이 여권을 위협하고 있다. 명씨는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6개월 동안 매일 아침 전화가 온다. 스피커폰으로 두 분(윤 대통령 부부)이 같이 들으시니까", "인수위원회에 와서 사람들 면접을 보라고 그랬다"는 등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과 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런 명씨를 두고 윤 대통령이 명씨와 두 차례 만났고 별도로 문자나 통화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 외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거론한 심판론만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동훈 대표는 불리한 정치적 상황을 의식해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아주 단순한 선거"라며 "중앙의 정쟁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