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해도 국감장 선 C-커머스…政,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지난해 이어 올해도 같은 문제로 국감장 선 알리 공정위, C-커머스 조사 마무리…제재 절차 착수
2024-10-15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 논란,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로 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지난해 즉각적인 조치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되지 않은 상황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레이 장(Ray Zhang)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유해물질 검출 상품 유통과 개인정보유출, 가품 등에 대해 질의 받았다.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놔 추후 재소환 가능성이 예고된다. 레이 장 대표는 “소비자 보호는 중요 우선순위에 있다”며 “소비자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제품 안전과 관련한 보호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가기술표준원 측 판매 차단 제품에 해당하는 23개 상품에 대해 판매 중단을 회신하고도 여전히 동일 모델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특히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12개 품목은 현재까지도 22곳에서 판매 중”이라며 질타했다. 레이 장 대표는 “정부 및 서울시 요청 사항에 대해 중단 처리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오 의원은 해당 상품은 여전히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질책했다. 해당 12개 품목은 국제 암연구소에서 지정한 납 성분 기준치를 초과한 어린이용품이다. 이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알리 등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IP 카메라가 해킹돼 국내 소비자들 영상이 중국 음란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레이장 대표는 “알리에서는 스파이 캠(몰래카메라) 판매가 금지돼 있고 미니캠을 판매 중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AI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레이장 대표가 소비자 보호 정책과 관련해 명확한 대응은 오가지 않자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종합감사에서 재확인할 것”이라며 국정감사 기간 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에 이어 가품‧유해상품 판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레이장 대표는 개선을 약속했고, 지난해 12월 2024년부터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프로젝트 클린’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각종 논란에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사용자 증가세는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월간 사용자는 665만246명으로 8월인 669만6485명 대비 감소했다. 올해 2월 최초로 월간 활성 이용자 600만명을 넘었고 3월 역대 최대인 694만1004명를 기록했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60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알리, 테무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맺었다. 우리 정부가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이나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을 모니터링해 통보하면 알리, 테무는 판매를 막은 뒤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 현재 1200여개 제품에 대해 우리 정부가 판매 차단 요청했지만, 모든 제품의 판매가 중지되지 않은 상황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오픈마켓 특성상 새롭게 사이트 올려 판매하는 걸 감시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3월부터 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에 대한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 등의 조사를 진행했고, 최근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순차적으로 소회의와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 협약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는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위해 제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모니터링 요원을 증원하는 등 정부의 선제적 대처할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