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지켜야” 지방銀 지역금고 사수 진땀
광주·부산은행, 지자체 주금고 선정 시중은행, 높은 협력사업비로 위협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광주은행,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이 최근 지자체 주금고 자리를 지켜냈지만 시중은행의 자금력, 영업망 공세에 지위가 불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중은행이 높은 협력사업비를 제시, 시금고까지 장악할 경우 지방은행의 지역 입지가 줄어들고 이는 지역에 기반한 중소기업·소상공인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지난 7일 열린 광주광역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서 함께 입찰에 참여한 KB국민은행을 제치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광주시금고 업무를 취급할 주금고로 선정됐다.
부산은행 역시 지난달 24일 열린 부산광역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서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을 꺽고 부산시금고 업무를 취급할 주요 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부산은행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시금고 은행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 은행이 주요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데는 지역특화 금융이라는 메리트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워 입찰에 참가했지만 쓴잔을 든 배경이다.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바 있다. 당국은 이들 은행이 본점 소재지 및 인근 지역에서 우수한 자금공급 실적을 보였고 인구 대비 점포 수 등을 포함하는 금융 인프라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광주 지역의 대출금 및 예수금 비중이 각각 54.2%, 56%에 달한다. 부산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35조원 중 25조5000억원(74.3%)가 부산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나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자금력과 전국 단위 영업망을 앞세워 지방은행을 압도하는 협력사업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이 좀 더 분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금고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면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조달 비용도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다.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 또한 성명을 내고 “시중은행의 지역 시금고 유치 공세는 지역자금 역외 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자금력만을 앞세워 지역 시금고 유치를 노리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과당경쟁을 멈추고 지역소멸 위기극복과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