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작가, 백자의 소색이 캠퍼스에 재탄생…‘무의 변화’ 展
구구갤러리 목동본관, 10월 19일~30일 갈라지고 퇴색한 백자의 소색(素色)에 색을 입혀 조선백자와 전통건축에서 찾아낸 타력의 자연미로 승화
매일일보 = 김동환 기자 | “이번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타력(他力)을 중요한 조형 요소로 받아들이려 실험했고, 타력을 깊이 받아들이면 비로소 자력(自力)의 공간이 생성되는 것과 움직임의 행위가 시작됨을 깨달았다. 이런 생각은 한국의 자연주의 특징과 표현에 잇대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우현 작가의 “무의 변화(無依 變化)-또 하나의 자연(To be a nature)”을 주제로 오는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구구갤러리(서울 양천구 목동 본관)에서 특별전을 연다.
작가는 조선백자와 건축에서 타력의 미를 오랫동안 관조했다. 갈라지고 퇴색된 자연미를 중요한 조형 요소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다.
작가는 평소 공사장이나 길거리에 버려진 무의(無依)한 못이나 쇳조각이 작품의 소재로 삼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365명의 필부필부의 사인을 받아 갤러리를 채웠다.
최근 제주 애월 바닷가 포말에 밀려온 나무토막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이번에는 갈라지고 퇴색한 백자의 소색(素色)에 색을 입혀 생명을 불어 넣었다.
애월 바닷가에서 주은 나무토막을 오브제로 한 지난 전시회가 ‘무위의 변화’ 시리즈 원이라면, 이번 전시는 ‘무위의 변화’ 시리즈 투이다.
작가는 한국만의 독특한 자연주의를 말하고 싶었다. 도자기의 유빙열(油氷裂. crack)과 우리만의 흰색인 소색(素色)을 바탕으로 한 조형적 표현을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작가는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캠퍼스에 유빙열과 소색을 입히고 채색을 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채색이 아닌 바탕인 소색이다.
이 독특한 전시를 기획한 이우현 작가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태어났고, 경기도 구리시 사노동에서 화가로서 청·중년의 시절을 보냈으며, 지금은 경기도 남양주와 제주 애월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미국 프랫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뉴욕·서울·용인·양평·광주 등에서 12회 개인전과 한국국제·쾰른·시카고 아트페어 외에 수십 차례 단체전에 참가한 중견작가이다.
한편 구구갤러리 특별기획 이우현 초대전은 오는 10월 19일~30일 11시~18시까지 전시된다. 구구 갤러리 목동 본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