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카톡' 깐 명태균...대통령실 "메시지 속 '오빠'는 친오빠"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로 최근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는 폭로를 이어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메시지 속 '오빠'에 대해 "철없이 떠든다", "무식하면 원래 그렇다" 등 다소 민망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명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김재원씨(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강력한 요청으로 알려드린다. 재원아! 너의 세치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는 글과 함께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명태균씨가 공개한 카카오톡에서 명씨 본인과 대화를 주고받는 상대방 이름은 '김건희 여사님'이라고 표기된다. 대화가 이뤄진 시간은 오후 10시 50분 이후로 날짜를 식별할 순 없다.

'김건희 여사님'이 "이건 무슨 의미냐"고 묻자 명씨는 "내일 준석이(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러자 '김건희 여사님'은 "네, 너무 고생이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이라고 답변한다.

또한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 등 메시지를 연달아 보낸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가 상당히 가까운 관계라는 점을 짐작케 한다.

정황상 대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과 이준석 당시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질 무렵으로 보인다. 다만 명태균씨는 카톡 캡처 화면 외 구체적 일시, 상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자 즉각 페이스북에 "오빠는 항상 선거기간 내내 철없이 떠들어서, 저는 공개된 카카오톡으론 오빠가 언제 사고친 내용에 대한 부분인지 알 수 없다"고 비꼬았다.

또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여사의 현실 인식은 팩트"라며 "오빠는 입당 전부터 당선 때까지 내내 철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명태균씨의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또한 "당시 문자는 대통령이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소한 명씨와 김건희 여사가 카톡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도 말했다.

명씨는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6개월 동안 매일 아침 윤 대통령과 통화했다. 스피커폰으로 아침에 전화가 온다. 두 분이 같이 듣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수위에 와서 사람들 면접을 보라고 그랬다"며 정권 초기 인사 개입 정황도 시사했다.

명씨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언급한 배경은 김 최고위원이 최근 명씨의 구속을 촉구하며 발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겁에 질려 아무 데나 왕왕 짖는 것 같다. 빨리 철창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