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팔아치운 외인 금융株 담는다

외인, 최근 6거래일 간 금융 업종 5376억원 순매수 “미국 주요 은행 호실적 기대감 반영....매수세 유입”

2025-10-15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워 내고 KB금융 등 국내 금융주를 장바구니에 밀어 넣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 주요 은행들이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훈풍이 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한국밸류업지수에 미편입된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등 기업 가치 제고 기대감도 투심을 자극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금융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4포인트(0.01%) 오른 491.47에 마감했다. 전날에도 지수는 2.46% 오른 491.43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근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KRX300금융 지수는 이날 2.70포인트 빠졌지만 전날에는 35.42포인트 오르면서 장을 닫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7일부터 15일까지 6거래일간 금융업종 537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인 매수세에 KB금융은 전날 6.46% 상승했다. 장중에는 7.89%까지 오른 9만85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종가(9만7200원)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가다. 외인들이 67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KB금융은 최근 7거래일간 주가가 20% 이상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4.59% 올랐고, 메리츠금융지주(1.97%), 신한지주(1.04%)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메리츠금융지주 역시 장중,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롯데손해보험(5.78%), 삼성화재(4.46%), DB손해보험(3.18%), 삼성생명(1.95%) 등 보험주와 키움증권(4.70%), 유진투자증권(4.32%), 한화투자증권(2.44%) 등 금융주 전반이 상승세를 보였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함께 발표할 예정인 만큼 ‘밸류업’ 기대감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미국 은행주들이 3분기 일제히 깜짝 실적을 발표한 것도 투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은행 종목이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면서 JP모건이 4.44%, 웰스파고가 5.61%, 뱅크오브아메리카가 4.95%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와 인공지능(AI) 관련 섹터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며 “금융주는 미국 JP모건과 웰스파고의 호실적에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은행주는 5.2%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 1.1% 대비 큰 폭의 초과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미국의 11월 추가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우려가 거의 소멸된 데다 25bp(1bp=0.01%포인트) 인하 확률이 여전히 높지만 동결 가능성 또한 제기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4%를 상회하는 등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전주에는 각국의 은행주들이 모두 시장 대비 초과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주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국내 은행주의 경우 지난주에만 외국인이 2200억원 넘게 순매수하는 등 수개월 만에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된 점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반면 외인들은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2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지난 12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총 10조65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