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내가 집권 중이면 방위비 13.6조원 냈을 것"

시카고경제클럽 대담…당선 시 방위비 재협상 시사 北 남북육로 파괴 거론 "韓, 러·中 등과 단절 의미"

2024-10-16     조석근 기자
미국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재임하고 있다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를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 부유한 나라)"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달 초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은 2030년까지 적용된다.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했다. 이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론한 연간 100억 달러는 한국이 2026년 이후 지불할 액수의 9배 가깝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집요하게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발언으로 대선 승리로 재집권 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 중동, 일본 등 미군이 주둔 중인 세계 곳곳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당시 한국에 50억 달러 규모로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처음에 요구했으나 한국이 난색을 표해 일단 20억 달러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 다음해 다시 50억 달러로 확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자신이 합의한 것을 다 뒤집었다면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그들은 멋진 사람들이며 극도로 야심 찬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들과 매우 잘 지냈는데 그들은 아무 것도 내지 않았다"며 "이것은 미친 일"이라고 말한 뒤 재임 시절 한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 부과 사실을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한국과의 논의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를 재차 '4만명'으로 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지금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여러 곳으로부터 단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