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망 산업 ‘바이오’마저 투자 위축… 업계, 자금 부족 한목소리

2025-10-16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차세대 유망 업종으로 평가받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투자 한파로 기업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산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59개사 응답), 올해 바이오산업 국내·외 주요 이슈는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이 7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히려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 가장 큰 화두인 생물보안법 등 미-중 지정학적 갈등이 28.8% 수준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제약 기업 상장 위축(32.2%)은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은 바이오업을 비롯한 국내 보건의료산업계가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극히 일부 상위기업이 견인한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올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 및 수출 실적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감소한다는 응답은 32.2%,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23.7%였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44.1%로, 과반도 채 되지 않았다. 투자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은 50.8%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5.4%였다. 이는 바이오텍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내년 업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 58.6%, 부정적 31.0%, 기타 10.4%로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평가를 제시했다. 해외 시장 진출 확대(42.5%), 정부 지원정책 강화(35.0%), 기술수출 증가(35.0%) 순으로 조사됐다. 부정적인 답변을 보인 의견 중 63.2%는 ‘투자’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 정부지원(56.1%), 규제개선(42.1%) 등의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이는 민간 단위 기업에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바이오산업 현장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5.9%)이 R&D 및 정부지원금 등 자금 부족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복잡한 인허가 절차 15.3%, 기술이전 등 사업화 경험 부족 13.6%, 전문인력 부족 8.5% 순이었다. 바이오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자금지원이 40.7%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바이오산업 규제완화 23.7%, 중소 및 스타트업 육성 18.6%, 전문인력 양성 6.8%, 국제협력 생태계 구축 5.1% 순이었다. 업계는 정부를 향해 △바이오기업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후 관리종목 지정요건 완화 △정부 및 의료기관 의료빅데이터의 산업적 접근성 향상 △수요-공급기업 간 소통을 위한 지원 등을 제시했다. 강남 바이오 스타트업 관계자는 “같은 ‘바이오’ 항목에 포함됐어도 소비식품이냐, CDMO냐, 신약개발이냐에 따라 기업 수익이 천차만별이다. CDMO 기업이 바이오 산업의 경제력 평균을 대폭 끌어올렸기 때문에, 그 아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