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홈쇼핑업계…패션으로 반등 ‘쐐기’

4분기 패션 성수기 겨냥 가을·겨울 의류 선봬 경기 불황 따른 소비심리 위축 장기화 변수로

2025-10-16     민경식 기자
사진=현대홈쇼핑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업계가 패션 부문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패션 성수기인 4분기에 접어들면서 고마진이 특징인 의류 상품을 내세워 실적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체질 개선을 통해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이같은 패션 전략이 향후 실적 개선에 순영향을 가져올지가 관전포인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업체들이 패션 상품군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신규 패션 브랜드 유치를 비롯한 자체 브랜드(PB) 개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더위가 가시고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겨울 시즌 패션 상품 방송을 점차 늘려나갈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본격적인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해 신규 자체 브랜드 ‘어반어라운드’를 전격 공개했다. 감성 타운웨어 브랜드인 어반어라운드는 젊고 캐주얼한 디자인과 일상 속 야외 활동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이 특징이다. 패션 특화 프로그램 ‘서아랑의 쇼핑 라이브를 통해 플리스 모크넥 풀오버, 패딩 스커트, 다운 점퍼 등을 선보이며 론칭 방송을 진행했다. 현대홈쇼핑은 앞으로 신규 독점 브랜드 판매에도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고급 소재와 차분한 룩을 추구하는 드뮤어룩 트렌드에 입각해 최고급 캐시미어를 사용한 ‘비알트’,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누캐시미어’ 등 신규 브랜드를 대거 쏟아낸다. 롯데홈쇼핑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릴리오’, ‘우바’를 잇달아 론칭하며 패션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릴리오’는 2003년 등장한 네덜란드 브랜드로 롯데홈쇼핑이 반년간 노력 끝에 단독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성사시켰다. 지난 8일에는 ‘캐시미어 100% 카디건’과 ‘폭스 캐시미어 헤어리 니트’ 상품 방송을 전개했다. 우바는 모피 브랜드 ‘진도 우바’의 고급 평상복 상품군이다. 지난 11일 ‘위즐 리버시블 재킷’과 ‘니트 상하의 셋업’을 공개했다. 향후 케이프 니트, 구스다운 등 신상품을 내놓을 심산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패션 성수기를 겨냥해 롯데홈쇼핑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릴리오, 우바를 연이어 론칭하게 됐다”며, “브랜드 정체성을 살린 고급스러운 패션 아이템으로 고객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일찌감치 하반기 패션 상품을 내놓아 판매 호조를 거뒀다. 지난 3∼13일 대규모 쇼핑 축제 ‘컴온스타일’를 연 가운데, 가죽·무스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치솟았다. 코트·트렌치도 51% 등도 매출이 불어났다. 간절기 대표 이너인 니트·스웨터·가디건 매출도 15% 넘게 상승했다. 온스타일에 따르면, 캐시미어 등 프리미엄 소재 브랜드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캐시미어 브랜드 에르헴은 행사 기간 누적 13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창출했다. 양털부츠 브랜드 어그는 같은 기간 10억원 가량 물량이 소진되는 등 겨울 잡화 수요도 높았다는 분석이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홈쇼핑 업계가 꺼내든 패션 부문 강화 전략이 적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코로나19 사태 특수 거품이 사라진 뒤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홈쇼핑업계가 지난 2분기 깜짝 실적 써내려가며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송출수수료 상승 부담, TV시청자수 감소세 등 불확실성을 넘고 호성적를 달성한 배경에는 고마진 상품 중심 상품 편성, 탈TV 기조 바탕 멀티 채널 활성화, 숏폼 콘텐츠 확대 등이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을 개선했으나 여전히 업황 변수는 가시지 않고 있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통상적으로 봄·여름 의류와 비교해 가을·겨울 시즌 의류 단가와 마진율이 높다는 점을 반영해 업체들이 패션 부문 경쟁력 제고에 더욱 집중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