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덮친 '명태균 리스크' 점입가경···明은 추가폭로 예고

김건희와 대화 캡쳐 공개한 明···"2000장 넘게 있어" 여권 우려 증폭···"자칭 여론전문가 폭로전에 휘둘려"

2024-10-16     이태훈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와 관련된 '리스크'가 여권을 잠식하고 있다. 명 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넘어, 지난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협조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앞서 김 여사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던 명 씨는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 캡쳐본이 2000장은 된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명태균발(發) 여권 리스크'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명 씨는 자신에 대한 여당 인사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김 여사와 나눴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앞서 명 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씨가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 통화에서 협박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하라"며 '김건희/여사님(윤석열대통령)'이라고 저장된 상대방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본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 캡처본에선 '김건희/여사님(윤석열대통령)'이라는 상대방이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라고 물었고, 명 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명씨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김건희/여사님(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상대방은 "네 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제가 난감",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며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통령실은 명 씨와 메시지를 나눈 상대가 김 여사라는 것을 부정하진 않으면서도,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한 인물은 김 여사의 친오빠라는 주장을 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경선 후보였을 당시 '윤석열 후보 부부'가 명 씨와 자주 연락하며 조언을 구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적극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명 씨가 추가 폭로를 예고하면서 여권 내 우려는 증폭되는 분위기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이날 방송에서 명 씨와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인터뷰에서 명 씨는 "(메시지) 주고받은 게 한 2000장 정도 된다"면서 "특히 진짜 중요한 것만 까도 200장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시지 폭로전'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명 씨는 "김재원 때문"이라며 "김재원이 사과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명 씨는 카톡 대화 중 "대통령이 나보고 일 잘한다며 보내온 '체리 따봉'도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사적 대화라고 하니 16일쯤 공적 대화도 올릴 수도 있다"고 용산을 직접 겨냥했다. 명 씨는 대통령실이 카카오톡 대화에 등장한 '철없이 떠드는 오빠'에 대해 "여사님 친오빠로, 대통령 입당 전 나눈 사적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선 "(오빠는) 대통령이다"라며 "내가 허풍쟁이인지 아닌지(보라), 계속 까면 김건희 오빠가 또 나온다"고 말했다. 명 씨의 폭로전과 관련해 오신환 국민의힘 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에서 "자칭 여론전문가의 폭로전에 휘둘리는 당정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우려가 매우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쇄신해야 한다면 바로 지금이 그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문제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언급할 지도 관심사다. 한 대표는 전날 명 씨가 김 여사와 나눴다고 주장하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보시기에 안 좋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대통령실 내 '여사 라인' 정리 등) 조치들을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