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역대 최장 순매도…26거래일째 ‘팔자’
2022년 4월 이후 2년 반만...개미 “쌀 때 사자”
2024-10-16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16일 장중에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면서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1890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도 삼성전자다. 외국인 지난 9월 3일부터 전날까지 2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날도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칠 경우 26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기존 최장 기록(25거래일)을 경신하게 된다. 기존 25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은 2022년 3월 25일에서 4월 28일까지로, 당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고 물가가 급등하던 때다. 지난 2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0조857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만25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16%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55.98%에서 53.21%까지 낮아졌다. 외국인 순매도세는 지난 9월 3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지난 8월 23일부터 전날까지 31거래일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세에도 전날까지 사흘간 오름세를 보이다 이날 다시 낙폭을 키우며 다시 5만원대로 내려섰다. 전날 밤 공개된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의 부진한 3분기 실적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급락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동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인공지능(AI) 칩 수출의 제한을 고려한다는 소식도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연속 순매도세는 시장 환경 이슈보다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삼성전자 자체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지난 8일 발표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부진이 충격을 주고 4분기 실적 전망마저 하향 조정되면서, 투심 회복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공급과 함께 내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해선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22일 이후 32거래일 중 30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를 보이는 등 저가 매수세로 주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