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부정수급 증가까지···여야, 건보 재정 악화 우려 '한목소리'
16일 복지위 국감···건보공단 "재정 문제없어"
2024-10-1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16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복지위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먼저, 야당 의원들은 의료대란 장기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부각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대란 여파로 2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이 사용된 것을 지적하며 "지난 8월 의료개혁 발표를 통해 건보재정 20조원을 쓰겠다고 발표했는데, 결국 건보의 보장성도 약화되고, 건보재정 건전성도 약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30일 의료개혁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국가재정 10조원과 건강보험 10조원 이상 등 총 2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서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금까지 계획되고 일부 진행된 과정은 재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의료대란 이후 비상 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장기화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크지 않나"라며 "정부의 무능을 국민 부담으로 전가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는 지금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건보재정의 부담은 정부가 일반 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의대 증원 여파로 의료대란이 발생한 이후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매달 건보 재정을 약 1890억 원씩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장기화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악화를 가중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대해 "윤석열 정권이 의료 대란 문제를 가리기 위해 건보 재정 10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한다"며 "수가를 대폭 올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내용이 가득한 가짜 의료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의료 대란을 틈타 의료 민영화의 흑막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에 정 이사장은 "차질 없이 보장성 강화를 해 나가고 있다"고 일축했다. 여당에선 건강보험 부정수급 증가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10년간 국정감사에서 부정수급으로 지적당한 것이 20번"이라며 "부정수급 방지 문제는 윤석열 정부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임에도 너무 챙기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인원이 22만명, 건수는 83만7000여건, 부정수급액은 343억원에 이른다"며 "그중에 명의도용으로 적발된 내국인은 2800여명, 건수는 16만명, 1인당 평균 56건 명의도용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사장 임기 중인 2023년만 봐도 3만7000여건이 적발돼서 전년 대비 9000건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