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선택한 국내 완성차 "뭉쳐야 산다"

현대차, 美 GM·日 토요타와 맞손…친환경차·모터스포츠 협력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신차 출시 위해 中 업체와 협력 강화

2025-10-17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적과의 동침'에 일각에서는 기술력 유출을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기술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만큼 서로 협력을 다지는 것이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벌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의 잠재적인 협력 분야는 승용·상용 차량, 내연 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이다. 또 현대차와 GM은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을 검토한다. 이 밖에도 양사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역량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판매량 기준 3위(현대차)·6위(GM)의 맞손은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미국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자율주행기업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토요타자동차와 손을 잡고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모리조라는 이름의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는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이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동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협력을 다지면서 앞으로 수소전기차 등 미래 사업에서 협력할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르노코리아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을 통해 4년만의 신차 '그랑 콜레오스'를 내놨다. 지리차 싱유에L(몬자로)과 볼보차 XC40에 사용했던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르노·지리 등이 합작한 파워트레인 제조 기업 홀스에서 공급받은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포스코 고장력 강판과 티맵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술을 조합했다. 그랑 콜레오스와 더불어 르노코로리아는 지리자동차와 협력해 2027년까지 친환경차 3종을 출시하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지리자동차와 협력한 폴스타 브랜드 '폴스타4' 모델 생산이 예고돼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와 배터리팩 한국 공장 건설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배터리팩 공장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KG모빌리티 창원공장 유휴 부지에 지어질 예정이다. KG모빌리티와 BYD는 앞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하는 등 협력 폭을 키워갈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BYD와 협력한 첫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년 출시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친환경차는 어느정도 기술력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분야다. 기존 내연기관차량 제작사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며 "내연기관 차량 생산 업체는 전기차 업체와 손을 맞잡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국 기술력 뛰어나기 때문에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