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쇼크’에 헌혈 기념품 무용지물…적십자사 불똥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른바 ‘티메프 쇼크’로 해피머니 상품권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이를 헌혈 기념품으로 구매해 온 대한적십자사도 수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적십자사가 해피머니 문화상품권 136만8000개를 구입 명목으로 발행업체인 해피머니아이엔씨와 계약한 금액은 62억7912만원이다.

적십자사는 헌혈자를 대상으로 기념품으로 해피머니 상품권, 영화관람권, 편의점교환권 등을 제공해왔다. 해피머니 상품권은 선호도가 커 두 번째로 많이 계약한 편의점 교환권(동일 금액) 대비 구매량이 두 배 넘게 많았다.

하지만 ‘티메프 쇼크‘로 적십자사는 지난 7월부터 해피머니 상품권 지급을 중단했다. 이미 지급된 상품권 가운데 유효기간이 만료하지 않은 것들은 다른 상품으로 바꿔주고 있는 실정이다.

적십자사가 지금까지 교환해 준 상품권 금액은 약 2억1000만원이다. 재고 금액만 10억4000만원 가까이 된다. 다만 7·8월 대금 미지급금과 계약이행보증금이 있어 예상 피해금액은 4억5000만원으로 추정됐다.

향후 상품권 교환을 신청하는 수령자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돼 피해 금액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티메프 쇼크로 인한 피해 보상은 사실상 어려운 형국이다. 해피머니아이엔씨가 기업 회생 신청까지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피머니 이용약관에는 ‘상품권은 별도의 지급보증 및 피해보상보험계약 없이 발행자의 신용으로 발행됐다’고 적시돼 있다.

적십자사는 해피머니아이엔씨에 대해 9억원 가량 가압류 신청을 한 상태지만, 해당 업체 자산이 동결돼 있어 가압류 관련 소는 전부 멈춰있다.

김남희 의원은 “다른 문화상품권 발행 업체인 컬처랜드의 경우 지급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피해 발생 시 보상이 가능한데, 해피머니 발행 업체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 수단발행업(선불업)을 등록하는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는 법적 보호를 받는 모바일 상품권으로 (기념품을) 바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