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개방성 높여 유니콘 육성…해외 자본 유입 문턱 낮춰야
벤처투자 중 글로벌 VC 자금 2% 수준…글로벌 개방성도 저조 중기부, 글로벌 펀드 출자 한도 상향·벤처투자조합 달러화 허용
2025-10-17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스타트업계에서 유니콘 육성을 위해 글로벌 개방성을 높이고, 해외 자본 유입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개방성은 국내와 글로벌 기업 간 자본, 인재, 창업 등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의 국내 투자는 전체 벤처투자 중 2%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10조9133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글로벌 VC 등의 규모는 2318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투자 유치 기업 수는 연간 50개사 내외 수준이며, 이마저도 소수 대형투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아산나눔재단 외 스타트업 관련 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 해외 스타트업 비중 및 해외 자본 유치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요 도시별 글로벌 개방성 지표를 평가한 결과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국은 6점을 차지했다. 반면 영국의 런던과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는 10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뉴욕은 9점,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은 7점을 기록했다. 해외 창업 및 진출 스타트업 비중과 국내 유입 해외 자본 비중에서도 한국의 글로벌 개방성은 낮았다. 2022년 기준 한국의 해외 창업·진출 스타트업 비중은 약 7%인 반면, 싱가포르는 약 90%, 이스라엘은 약 80%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업계는 법인 설립, 라이선스 취득, 송금 등에 필요한 복잡한 행정 절차가 해외 VC의 한국 진출을 가로막는다고 분석한다. 우리나라는 선진 주요국들에 비해 해외 VC가 유입될 때 최소자본금과 전문인력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있다. 또한 VC의 경우 소액 투자금이 오가는 경우가 많음에도 투자금 규모 대비 송금 신고 절차와 필요서류가 복잡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벤처·스타트업 글로벌화를 위한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 방안’을 발표해 해외 자금 유입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해외 VC의 국내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글로벌 창업허브’ 입주를 우대하고 글로벌펀드 출자 한도를 상향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벤처펀드 출자 및 수익 회수 시 겪는 이중 환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벤처투자조합의 달러 기반 운용을 허용한다. 회계·행정 부담을 줄여 해외 자본이 원활히 국내에 공급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스타트업계 전반은 중기부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본의 유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릴 기회가 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 노출이 많이 될수록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면서 “내수시장의 한계로 해외 진출이 필요한 스타트업들에게 글로벌 개방성 확대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해외 자본이 유입되더라도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정책이 큰 결실로 연결되긴 어렵다. 우리 스타트업이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정부의 보조와 스타트업 스스로의 혁신이 함께 이뤄지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