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새 '김건희 특검법' 냈다... '명태균 의혹'도 추가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야당이 17일 명태균씨의 폭로 등을 포함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새로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을 접수한 뒤 "오늘 접수한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보다 훨씬 더 강화된 13가지 수사대상을 특정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발의된 김 여사 특검법에는 명태균 씨와 관련된 의혹이 여럿 추가됐다. 먼저 전국동시지방선거와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이 들어갔다. 뒤이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 씨를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 역시 포함됐다. 이외에도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과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총 수사대상은 종전 8개에서 13개로 늘었다.

당초 기존 특검에는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김 여사의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 ▲임성근 등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 등이 다뤄졌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 행사로 인해 모두 재표결에 부쳐졌다. 재표결 시 법안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재적 3분의2 이상(200석)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전부 폐기됐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국감이 끝나는 즉시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11월에)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며 "혹여나 대통령 거부권으로 특검법이 국회에 돌아온다고 하면, 11월 내에 본회의 재표결까지 추진하려는 게 지금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해 온 검찰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특검 필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방금 확인을 해봤더니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문을 닫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특검의 필요성이 더 강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선 8석이 필요한데,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친한(친 한동훈)계 측에서 김 여사 특검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친한계 측은 김건희 여사 특검에 관한 입장(반대)을 기존과 똑같이 가져갈 예정"이라며 "국민의힘이 김 여사 특검을 순순히 통과시켜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지난 16일 이른바 '레드팀 회의'를 열고 김 여사 기소 여부와 관련해 4시간 동안 논의했다. 이후 다음날 17일 검찰은 김건희 여사·최은순 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