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병관리소, 동두천시민들은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2024-10-18     이덕만 동두천시 경제문화국장
이덕만

매일일보  |  동두천은 기지촌이라는 오명으로 70년 이상 고통받아 왔다. 이로 인해 많은 시민이 이곳을 떠났으며, 그 수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필자는 경제문화국장으로서 누구나 살고 싶은 동두천, 새로운 동두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민간단체의 주장으로 동두천 시정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들은 30년 가까이 방치된 성병관리소의 보존을 요구하며, 우리 시민에게 잊혀 가는 기지촌의 굴레를 다시 씌우려 하고 있다. 성병관리소는 1970년대 성병에 걸린 환자를 위한 의료 시설로, 감염률 높은 성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 목적의 격리시설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격리시설을 운영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였다. 또한 치료 기간 동안 면회 등 자유로운 활동도 허용되었다.

몇몇 민간단체는 언론을 통해 인권 유린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병관리소가 운영되던 당시 동두천시는 민간 자생 조직인 민들레회와 함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해서 협의해 왔다. 이러한 협력은 당시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1996년 성병관리소가 폐쇄된 이후, 시민들은 이 시설이 안전 문제와 청소년 비행 장소로 전락한 데 대해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이러한 시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동두천시는 지난해 사유지로 있던 성병관리소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고, 소요산 확대 개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시민들이 원하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본격적인 정책 추진에 앞서 성병관리소 존치 여부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를 두 차례 진행했다. 1차 설문조사에서는 철거를 원하는 시민이 89.2%에 달했고, 2차 설문조사에서도 철거 찬성 의견이 60.4%로 확인됐다. 이는 시민들의 바람이 명확하게 드러난 결과이다.

이후 우리시는 철거 예산 편성, 시의회 의결 등 적법한 행정 절차를 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외부 민간단체는 설문조사를 다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예산 낭비이자 행정력 낭비이다.
동두천시민들의 의견을 다방면으로 청취한 결과, 시민들은 성병관리소 철거 결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이곳은 장기간 방치된 과거의 상처로, 지역 주민들에게 지우고 싶은 기억이기 때문이다. 많은 동두천 시민들은 기지촌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동두천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숨겼고, 이를 동두천의 반대말인 ‘천두동’이라고 부르며 부끄러워했다. 천두동과 성병관리소는 동두천 시민의 아픔이자, 반드시 사라져야 할 존재다.

또한,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의 암울한 과거를 상징하는 시설로, 이제 더 이상 의미 있는 상징이 될 수 없다. 우리는 기지촌이라는 어두운 과거가 아닌, 새롭고 밝은 미래를 원한다. 과거 조선 총독부가 역사의 일부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철거되었던 것처럼, 성병관리소도 시민들의 수치와 오욕의 상징을 지우기 위해 철거되어야 한다. 우리의 상처가 치유되고, 새로운 동두천의 역사를 써 내려가야 할 때이다.

이제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과거의 그늘에 갇히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어두운 역사를 마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두천에 사는 것이 아픔이 아닌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

 

이덕만 동두천시 경제문화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