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街, 알테쉬 공세에 쩔쩔… 기댈 구석은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 9개월 연속 역성장 한파 예고에 겨울 의류 내세워 수익성 방어 나서
2024-10-20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패션업계에 불확실성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가 한국 유통시장 공략 수위를 끌어올리면서다. 올해 역대급 한파 전망에 겨울철 의류를 앞세운 실적 반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쪼그라들었다. 이는 올들어 가장 큰 감소폭이다. 월간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을 이어갔다. 쿠팡을 중심으로 한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과 비교하면 고른 성장세를 달려왔던 점을 감안하면 패션·의류 부문의 연이은 역성장은 뼈아픈 대목이다. 패션·의류와 유사한 성격의 스포츠 부문 시장도 위축 현상이 도드라졌다. 8월 주요 온라인 유통 업체의 스포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줄었다. 스포츠 부문 매출 증가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달 연속 마이너스다. 이처럼 국내 온라인 패션·의류 시장 소비가 침체하는 것은 C-커머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중국산 가성비 의류의 수입이 대량 늘어난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C-커머스는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직매입해 한국 시장으로 가져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초저가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 심리가 맞물리면서 한국 유통 시장을 매섭게 파고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8월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액은 33억4200만달러(한하 약 4조3784억원)에서 39억1700만달러(약 5조1317억원)로 17.2% 불어났다. 이 가운데 중국발 직구액이 21억3100만달러(약 2조7937억원·54.4%)로 절반을 넘었다. C-커머스 3인방 가운데 ‘중국판 유니클로’, ‘패스트패션 절대강자’ 수식어를 가진 ‘쉬인’은 저렴한 제품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이래 다양한 전략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쉬인은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가 하면, 한국 전용 브랜드 데이지를 론칭하고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기용했다. 한국어 번역 담당 인력을 뽑기 위해 채용공고도 낸 바 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국내 패션업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패션 대기업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은 대체로 둔화했다. 그나마 예고된 올겨울 역대급 한파가 패션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분석이다. 강추위가 찾아올 거라는 예상에 고마진의 코트, 패딩 등 겨울옷 판매 호조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