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영효율화·조직슬림화가 업계 화두

대기업 중심으로 사업·인력 구조조정 움직임 경기 침체·업황 부진에 구조조정 가시화돼

2024-10-20     최은서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최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며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업황 부진이 계속되자 구조조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명분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사업·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3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례적인 사과문까지 발표하면서 재계 전반에 긴장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에 실시하던 정기인사를 예년보다 앞당긴 11월에 단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이번 인사에서 임원 30% 가량이 감축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정기인사를 앞당겨 조기에 전선을 구축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적이 저조한 차부장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희망퇴직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각, 계열사 합병 등 고강도 리밸런싱을 추진 중인 SK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계열사별 임원규모가 20% 이상 감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 전체 임원 중 24%가 교체됐다. SK온은 출범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SK텔레콤도 직원 1인당 최대 3억원의 위로금을 주는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대규모 조직개편을 시행 중이다. 지난 4월 포스코홀딩스는 13개 팀을 9팀으로 축소하는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 핵심 사업을 지주사 내 통합 부서로 일원화했다. 2025년 상반기까지 120여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만 50세 이상 및 직급 10년 차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구조 혁신을 골자로 전체 직원의 30% 수준인 5700명을 대상으로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선다. 신설 법인 2곳과 그룹사 전출 희망자 접수를 받는 것과 동시에 특별 희망퇴직 접수도 받는다. 
 
당분간 산업계 전반에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룹의 구조조정은 그 사정을 제일 잘 아는 그룹에서 판단했기 때문에 구조조정 틀 자체는 각 경영진의 의사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되 기업의 생존 전략 상황에서 리밸런싱을 하는 것에 긍정적 평가 여지가 있다는데도 동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