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재역전…분기 최고 실적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27조∼30조원대 추산

2024-10-20     박지성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매출을 재역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메모리에서 주도권을 놓치며 실적이 주춤했지만, TSMC는 엔비디아 칩을 생산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3분기 잠정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21% 늘고, 직전 분기 대비 6.66%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에서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은 전 분기(28조56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3분기 DS 부문 매출 전망치는 최소 27조4240억원(상상인증권)에서 최대 30조7810억원(유안타증권)에 이른다.

지난 17일 발표된 TSMC 3분기 매출은 7596억9000만 대만 달러(약 32조3000억원)로 지난해 3분기보다 39% 늘며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달 말 나오는 3분기 삼성전자 확정 실적에서 DS 부문 매출이 시장 전망치 수준으로 나오면 TSMC 매출에 못 미치게 된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메모리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그러면서 분기 매출에서 TSMC 매출(6735억1000만 대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8조5000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넘었다. 그러나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실적 개선세가 주춤해지면서 삼성전자는 매출에서 TSMC를 추월한 지 1개 분기 만에 재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TSMC의 실적 고공행진은 AI가 이끌고 있다. TSMC는 AI 붐에 수요가 폭증하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을 사실상 독점 생산한다. 실제 3분기 TSMC의 응용처별 매출을 보면 AI가 활용되는 고성능컴퓨팅(HPC)이 51%를 차지했다. 기존 최대 매출처였던 스마트폰(34%)을 큰 차이로 앞섰다.

반면 반도체 수요가 AI로 쏠리고 기존 IT 수요 침체는 길어지는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AI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아직 실적에서 비중이 크지 않아 유의미한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TSMC와 직접 경쟁하는 파운드리 부문도 수주 부진과 낮은 가동률에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를 포함하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은 이번 3분기에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양산, 종합 반도체 회사로서 강점을 살린 'AI 칩 원스톱 서비스'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부진이 길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