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의혹' 어디까지? '뒷돈' 尹 여론조사에 국가산단도 관여
尹 보고용 여론조사비 1억2000만원 지선 예비후보에게 받아
경남 창원 국가첨단산업벨트 선정 尹 발표 하루 전 파악
2025-10-20 조석근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불법적인 여론조사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한편 최근 창원 국가산단 선정 등에 관여, 사전 정보를 입수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명씨는 2021년 4월부터 제20대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사이 81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본인이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 시사경남을 통해 여론조사업체 PNR에 의뢰하는 방식이다.
2021년 2월까지 50차례 조사 중 49차례 조사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가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그 결과를 윤 후보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게 명씨의 설명이다. 비슷한 기간 한국갤럽이 실시한 25차례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15차례, 윤 대통령이 6차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대선 직전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대선 면밀조사'를 실시했다. 한겨레 등이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매일 600만~1200만원을 들여 진행한 이 조사들을 윤석열 당시 후보측에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대선을 열흘 앞둔 2022년 2월 28일 "지금부터 매일 선거일까지 (여론조사를) 돌린다"며 "돈이 모자라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에게 얘기해서 A, B, C씨에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22년 6월에 실시된 지방선거 출마를 희망하는 경북, 경남 지역 예비후보들로 알려졌다.
이들로부터 받은 여론조사 대금 1억2000만원이 미래한국연구소측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로 명씨의 측근이던 강혜경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명씨가 이 예비후보들의 돈을 포함한 여론조사 대금 3억7250만원을 윤 대통령측으로부터 받아야 했지만, 실제로는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의창 공천은 김건희 여사가 명씨를 통해 국민의힘 2022년 6월 재보선, 지난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 대목이다. 이후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이 여론조사 비용을 이들 예비후보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인데 해당 의혹은 창원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최근 명씨가 창원 국가 첨단산업 단지 지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5일 14차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해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 1200만평 규모로 15개 지역별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경남 창원의 경우 방위산업, 원전 산업에 특화된 산단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근 강혜경씨와 명씨의 또 다른 녹취록에 따르면 산단 발표 하루 전인 지난해 3월 14일 강씨는 '창원 산단 후보지 선정,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함께 보도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명씨는 녹취록에서 당일 비상경제 민생회의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 "10시에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보고할 것이다. 인터넷 방송으로 중계할 거다. 그러니까 10시 반이나, 11시까지는 다 걸어야 한다. 현수막하고 보도자료를"이라고 말한다.
강씨는 김 전 의원 당선 후 의원실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명씨가 상세히 지시한 보도자료는 같은 날 김영선 전 의원의 보도자료로 그대로 배포됐다. 국가 산단 조성은 대규모 예산은 물론 지역 개발과 연관해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