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조직 재정비 나선 재계, 대규모 쇄신 예고
재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경영 효율화‧조기 인사 추진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재계 전반에 조직 재정비 바람이 거세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위기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들은 경기침체·지정학 긴장 등 각종 변수와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대규모 쇄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위기론이 지속되고 있는 삼성전자는 전방위 조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삼성 반도체(DS) 수장으로 복귀한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연구개발(R&D)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또 사업 진단을 정확히 하기 위해 보고체계 점검과 보고의 정확도를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DS부문 산하의 비핵심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철수를 결단하며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LED 사업 자원을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등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으로도 인력이 재배치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은 대규모 연말 인사를 통해 조직 정비와 실행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도 조직 군살빼기를 통한 효율 제고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그룹은 일부 계열사의 적자 심화와 신성장사업 투자가 맞물려 조직 슬림화를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그룹은 올 초부터 대대적인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직원 퇴직 위로금을 최대 3억원으로 올렸으며 SK온도 사상 첫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연말 임원 감축 규모를 최소 두자릿수로 정하고, 팀장급 인원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언도 나온다. 통상 12월 진행되는 경영진 인사 발표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KT 역시 조직 재정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KT는 이사회를 통해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 등을 맡는 자회사 2곳을 신설하고 해당 임직원들을 재배치하는 안을 의결했다. 전출을 원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선 특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인력 조정 규모는 전체 KT 직원 3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5700명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달 계열사 14개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한 달가량 앞당겨 진행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 "불확실한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것"이라고 밝했다.